콘텐츠 6의 법칙
콘텐츠만 지속적으로 만들기로 한지 어느덧 반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매일을 반복하는 삶을 살기 싫어서 새로운 사업을 도전했는데, 나와서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어보였다.
슬슬 콘텐츠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갈때 신이 갑자기 나를 호출했다.
약간의 삐딱한 마음을 이끌고 나는 신을 만나러 갔다.
“자유리, 사실 오늘 자유리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어서 밖에서 보자고 했네요.”
“중요한 이야기요?”
“네. 지금껏 자유리의 콘텐츠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방법으로 산발적으로 콘텐츠에 대해서 이야기드리면서 한참을 콘텐츠 생산만을 강조했지요. 오늘은 그 이유를 알려주는 중요한 법칙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법칙이요. 그거 엄청 어려운거 아닌가요? “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거에요. 이미 자유리는 많은 부분을 하고 계셨으니깐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런가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방향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클 수 밖에 없으니 앞으로 자유리가 가야할 방법들을 정리해보면 좋겠네요.”
“네 알겠습니다.”
“자유리. 콘텐츠에는 6의 법칙이 존재합니다. 이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그저 콘텐츠를 산발적으로만 만들기에 급급합니다. 조급하고 불안감이 생기기 마련이지요. 생산한 수 많은 콘텐츠가 있어도 이것을 제대로 활용할줄 모르는 것도 덤으로 따라오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 제가 하는 이야기는 집중해서 들어주세요.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을테니, 오늘은 그저 가볍게 6의 법칙의 단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신의 번뜩이는 눈을 보며, 나는 호기심으로 머릿속이 가득참을 느꼈다.
“자유리, 자유리를 아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요.”
“아. 네. 그렇죠. 사람들이 저를 많이 알게하는게 크리에이터들의 큰 숙제아닐까요?”
“네. 그래서 콘텐츠 제1의 법칙이 바로 ‘인지단계’입니다. 이 단계를 거치기 위해서 자유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좋아하는 것을 무작정 만들어보는 기간과 많은 양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그 부분은 놀랍지 않았다.
나는 신을 만난 이후로 하루에 평균 2-3개 이상씩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 사실은 그렇지 않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콘텐츠로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들은 대부분 내가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이 많았다.
“네 저는 그 부분을 요즘 엄청 노력하고 있는것 같아요.”
“맞아요. 자유리는 현재 인지 단계를 거치는 중이에요. 그래서 조금씩 처음 본인이 설정한 콘텐츠와 방향성이 바뀌어감을 느끼실거에요. 이런 단계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단계인 ‘고려단계’로 가시게 될 것 입니다.”
“고려? 무언가를 살지 말지에 대한 고려 말인가요?”
“네. 맞아요.”
“그런데 인지와 고려는 무슨 차이가 있는것이지요?”
“인지와 고려는 큰 차이가 있어요. 가령 자유리는 현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데 집중하지만,
아직은 그 방향성이 애매한 경우가 많아요. 자기계발 시장으로 예를 들어볼까요? 자유리는 자기계발의 어떤 부분을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사업이나 창업? 마인드분야? 취업? 타켓팅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지 않나요? 이런 날카로운 부분은 충분한 실패와 고객에 대한 생생한 피드백이 모일때만 가능합니다. 그러니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지요.”
“그렇군요. 이해했습니다. 그럼 고려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
“바로 ‘호감단계’입니다.”
“호감이요? 그런데 좀 이상하네요. 호감을 가진 사람에게 인지와 고려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호감을 처음으로 착각하시지요. 그래서 쓸데 없는 부분에 에너지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쎄요. 저는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네요. 어떻게 호감이 쓸데 없는 에너지라고 이야기하시는 것이지요?”
“자유리, 혹시 ‘방귀대장 뿡뿡이’ 아시나요?”
“네 잘 압니다만..갑자기 방귀대장 뿡뿡이는 왜요?”
“그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릭터라는 것 아시죠?”
“네 유명하죠. 그 케릭터.”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제가 예전에 어린이 보험상품을 팔기위해서 방귀대장 뿡뿡이 옷을 입고 거리를 다닌적이 있었습니다. 수백명의 아이들을 만나서 뿡뿡이 탈을 쓰고, 엄마와 함께 있는 아이들에게 접근했지요. 아이들은 너무나도 좋아했고, 아이들과 어머님들의 반응을 보면서 나름 기가막힌 기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나요? 그 때 만난 수백명 아니 수천명의 사람중에서 단 한건도 상담전화도 오지 않았습니다 단 한건도요.
신은 잠시 과거의 자신을 돌아본듯 쓸쓸한 눈이 비쳤다. 그리고 이내 맑은 눈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호감은 말이죠. 무료로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pdf파일을 무료로 배송하거나 판매 영상의 감독판을 짜준다거나 하는 행위입니다. 무료로 준다는 것은 그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러니깐. 인지와 고려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고객은 실제로 내 고객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흠. 무료로 준다고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이군요.”
“무료로 줘야 할 호감의 사람을 찾기위해 우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입니다. 핵심고객은 스스로 내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기꺼이 무료의 파일을 받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럼 호감을 가진 고객의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이제 ‘구매단계’ 입니다.”
“드디어 구매이군요. 그런데 구매가 왜 마지막 단계가 아닌가요?”
예상한 듯한 반응을 보이며 신은 나에게 말했다.
“자유리. 구매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글쎄요.. 고객이 돈을 쓰는 단계 아닌가요?”
“제 생각은 자유리와 조금 다릅니다. 구매는 돈을 쓰는 단계가 아니라 우리의 신뢰를 믿어주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많이 불안정한 단계이죠. 많은 사람들이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결과에 집착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도 물건을 사는 것이 꼭 결과를 의미하진 않아요. 구매 이후 다음을 많이 보게 되는 것이지요. 침대를 사고 침대를 써보면서 그 회사를 더 평가하듯이 구매는 그런점에서 수많은 노하우와 현장 피드백 속에서 이뤄내는 하나의 작은 과정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판매는 모든 크리에이터들의 목표가 아닌가요?”
“자유리. 맞습니다. 돈을 받는 매우 중요한 단계이죠. 하지만 그 다음 단계를 들어보면 왜 구매가 최종단계만이 아닌지 이해하실 것입니다.”
“다음이 무엇인데요?”
“바로 안심단계입니다. “
“구매 다음이 안심단계이라구요?”
“네. 안심이 필수적입니다.
나의 콘텐츠, 나의 제품이 좋아서 구매한 사람들이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줄 아십니까?”
“당연히 물품을 샀다는 만족감 그런거 아닐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바로 불안감입니다. 돈을 쓴다는 것은 자유리. 뇌에다 불을 지르는 것과 같은 고통이라고 합니다. 한번 스스로 돌아보세요. 자유리는 제 고가의 제품을 사고나서 바로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과거를 회상해본다. 그러다 문득 스치는 작은 기억이 떠오른다.
“아.. 저 그때 결제하고 나서 계속 후기를 더 찾아봤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렇죠. 특히 디지털프로덕트의 경우에는 더 그런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깐. 큰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바로 다음날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도 생기는 법입니다. 이런 것들을 세심하게 다져가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다지면 되는 것이지요?”
“자유리 이말을 꼭 기억하세요.
고객보다 먼저 말하면 서비스가 되지만, 고객보다 나중에 말하면 그건 변명이 된다.”
“먼저 다 이야기하라는 것이군요.”
“네 고려와 호감단계에서 얻은 수많은 고객의 피드백을 되살려 우리는 먼저 우려하거나 일어날 일들을
세부적으로 안내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고객은 구매후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결제하기에 환불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한번에 다 이해할 수 없으니, 환불이 거의 0%에 가깝게 만드는 노하우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하기로 하시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 단계이군요. 그 다음은 무엇입니까?”
“자유리. 마지막 단계를 위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처음이요? 인지단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하지만 마지막 단계는 인지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혹시 ‘팬덤‘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아이돌 팬덤.. 뭐 이런것 말씀이신가요?”
“네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이 1단계인 인지단계와 같은 듯 다른 것입니다.”
“같으면서 다르다. 딱 이해는 되지 않는군요?”
“네. 그러실거에요. 자유리 근데 이런 이야기는 들어보셨을거에요. 이제는 팬덤의 시대라는 말.
방탄소년단의 인기의 중심에 아미라는 팬클럽이 존재하듯, 세상은 이제 팬심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단계가 온거에요. 누구나 양질의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 소비자는 나에게 호감과 안심을 주는 사람에게만 구매하는 세상이 온것입니다. 그러니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 팬덤에 있어서 핵심인것입니다. 그리고 팬덤에서는 한가지 더 깊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한가지 깊은 행동이라.. 그게 무엇인가요?”
“바로 충성 고객과 함께 서로 윈윈하는 것입니다. 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나의 지속적인 콘텐츠를 주변에 추천 해주듯, 추천해주는 진짜 나의 팬덤 고객들에게는 또 다른 혜택을 준비해주는 것입니다. 그들만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러면 물건을 구매해준 소중한 기존 소비자들과 이제 들어온 소비자와의 확실한 차이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그들이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되면 새로 온 고객들은 기존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면서 제품을 구매하는 일종의 선순환을 그려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결국 안정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6의 법칙은 인지-고려-호감-구매-안심-팬덤 이후 다시 인지를 이어가는 선순환을 그리는 거군요.”
“네 맞아요. 콘텐츠의 지속생산으로 인지 단계를 끌어올리고, 그들의 반응을 살피며 카테고리를 쪼개가는 구매단계를 거쳐 핵심고객에게 무료로 콘텐츠를 주는 호감단계에서 고객은 구매를 결정하게 됩니다. 구매뒤 밀려오는 불안감을 미리 게재하면서 그들을 안심시키고, 지속적인 콘텐츠 제작을 통해 기존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팬덤형성을 통해 인지력을 올리는 것이 콘텐츠의 6의 법칙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자유리가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 판단이 들었고, 자유리에게 각 단계에 해야 할 세부적인 과정을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
“진짜 기대가 됩니다. 정처없이 콘텐츠만을 만드는 시간이 힘들었는데, 그것또한 다 이유가 있었군요. 고맙습니다. 신님. 정말 감사합니다.”
한참을 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왜 신이 나에게 수개월의 시간동안 방향없이 콘텐츠만을 강조해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스승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멘토없이 콘텐츠를 제작했다면, 나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지 생각만해도 온몸에 소름이 돌았다. 동시에 자신이 수년간 고생하며 얻어낸 귀중한 정보를 남김없이 알려주는 신의 존재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꼈다.
하늘이 좋다. 하늘에는 새가 있고, 구름이 있다.
구름은 새의 날개짓에 따라 흩뿌려지는 작은 광경이 내 눈에 깊게 들어온다.
그 새가 펄럭이는 날개의 깃털마저 감사한 하루가 흐른다.
동시에 나의 등에도 작은 날개가 피어나오는 것만 같다.